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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GOUT Special Interview]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 DUGOUTV

dugout*** (dugout***)
2023.01.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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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파이브 1

마침내 찾아온 그런 날

유난히 고단한 날이 있다. 피곤함을 버티게 하는 건 어제보다 발전할 수 있는, 내일을 향한 발걸음일지도 모른다. 배지환도 이 길을 걸었다.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위해 땀과 먼지로 고단한 하루를 포장하고, 그 시간을 견뎌냈다. 힘들지언정 본인의 실력과 성공에 대한 믿음은 잃어버리지 않은 채 콜업의 순간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리던, 밝은 날이 찾아왔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Jinseok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꿈의 무대로

배지환 선수를 만나볼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데뷔한 배지환입니다.

귀국한 지 2주 정도 지났다고 알고 있어요. 어떤 방법으로 그간의 피로를 풀고 있나요?

해외 생활 동안 먹지 못했던 음식으로 피로를 풀고 있어요. 묵은지 김치찜, 뭉티기(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뭉텅뭉텅 썰어낸 생쇠고기를 의미하는 경상도 사투리)를 좋아해서 귀국하자마자 바로 찾아갔죠. (뭉티기에 대한 사랑이 정말 크다고 들었어요.) 뭉티기는 대구가 최고죠. 서울에선 그런 맛을 찾을 수가 없어요. 대구에 방문하는 팬들에게는 이 음식을 1순위로 추천해줘요.

늦었지만 메이저리그 데뷔를 정말 축하해요. 전 세계 야구 선수가 꿈꾸는 무대에 올라선 소감이 궁금해요.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꿈꿔왔던 시간이에요. 어안이 벙벙했죠. 경기를 실제로 뛰기 전까지는 실감도 안 났어요. 정말 기뻐요.

가족들, 특히 부모님이 더욱 기뻐했을 것 같아요.

어머니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운 날이 있을 정도로 정말 행복해하셨어요. 아버지는 경상도 남자라 제 앞에서는 기쁜 감정을 크게 보여주지는 않았어요. 그냥 저를 한번 안아주셨는데, 남자들끼리 많은 의미가 담긴 포옹이라 생각돼서 저도 울컥했어요.

사실, 조금 더 빨리 데뷔가 이뤄질 수 있었어요.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죠. 7월에 부상당했을 당시 본인이 가장 아쉬웠을 것 같아요.

시즌을 시작할 때 전반기에는 사실상 힘들다고 판단했고, 그 대신 후반기에는 콜업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중요하게 생각한 후반기의 시작부터 어려움이 찾아와 아주 아쉬웠죠.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른 시간에 부상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 덕분에 하루라도 빨리 회복하고, 결론적으로 시즌 막바지에는 꿈꾸던 무대로 올라갈 기회를 얻었어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거죠.

결국 2022시즌 트리플 A MVP 기념 반지와 함께 메이저리그에 콜업 됐어요. 혹시 조금은 예상했나요?

마이너리그도 KBO리그처럼 일주일에 6경기를 진행하는 시스템이에요. 저는 매일 게임에 나가는 선수라 그날도 당연히 라인업에서 제 이름을 찾았는데, 선발 명단에서 배지환이라는 이름을 찾을 수 없었어요. 팀에서 주전 선수가 부상이 아닌 이유로 스타팅 맴버에서 제외됐다는 건 메이저리그 콜업의 가능성이 조금은 있다는 의미기도 해요. 그래서 같이 출근하는 팀원들이 라인업을 보고 저를 툭툭 치고 지나갔어요. 기대와 축하가 섞인 제스처였죠. 그때 조금 기대했어요. (축하 인사를 미리 전한 동료도 있었나요?) 제 귀에 대고 “잘 가라, 축하한다”라는 말을 전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라커룸에서 미구엘 페레즈 감독에게 직접 소식을 들었어요. 같은 팀 동료들의 축하도 고마웠겠지만, 2019년부터 함께 한 감독의 축하 인사라 더욱 뜻깊었을 것 같아요.

2019년은 2년 차 때라 철없고 정말 어릴 때였어요. 그때부터 만난 감독님이라 배운 점이 정말 많죠. 제가 야구 아버지라고 불러요.

콜업 발표 순간을 담은 영상에 나왔던 축하 인사 이외에 개인적으로 나눈 얘기는 없었나요?

짐도 다 싸고 메이저리그에 올라갈 준비를 끝낸 후에 감독님을 만나러 갔죠. 저를 보고 눈물을 흘리셨어요. 많은 의미를 담은 순간이었죠. (감독님의 기쁨도 선수 못지않았을 것 같아요.) 저의 야구장 밖의 생활까지 신경 써주셨던 분이에요. 본인의 친아들이 잘 된 것처럼 기쁘다는 말과 정말 자랑스럽다는 얘기를 해주셨죠.

#Finally

데뷔 경기인 9월 23일, 모든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 같아요. 그날을 복기해볼까요?

피츠버그는 2020년에 방문했던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견학을 왔던 기분과 메이저리그 승격의 느낌은 아주 달랐죠. 사실 이동하는 시간에는 긴장을 많이 했어요. 구단 직원들이 공항에 픽업 오는 순간도 신기했고요. 구장에 내렸을 때 구단 카메라가 저를 계속 따라다니며 촬영했는데, 그때 이게 메이저리그인 걸 실감했죠. (구장에 들어간 이후는 어땠나요?) 라커룸에 들어가서도 정신이 없었어요. 기쁜 순간이라 축하 인사도 받아야 하지만 감독님, 단장님도 봬야 하고 경기 준비도 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했죠. 생각도 할 틈 없이 일사천리로 모든 과정을 진행해야 했어요.

피츠버그 구단 영상을 보면 처음 그라운드에 들어섰을 때 계속해서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눈에 띄어요. 구장을 눈에 담겠다는 생각이었나요?

야구장에 직접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서 찍을 수는 없어서 오래 기억되도록 눈에 담고 싶었어요. 관중석에 부모님이 오셨는지 확인도 하고 싶었고요.

PNC 파크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야구장 중 하나인데, 그라운드에서 바라본 PNC 파크는 어땠나요?

2020년 코로나19 이슈로 60인 로스터에 포함된 경험이 있어요. 택시 스쿼드(Taxi Squad, 메이저리그 경기에 뛸 수 있는 상시 예비명단)에 포함돼 있으니까 관중석에서 경기장을 바라보는 시간은 많았죠. 하지만 당시 무관중 경기로 진행했기 때문에 경기장도 텅 비어있었고 생동감이 부족했어요. 이제 팬들도 좌석을 채워주시고 제가 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할 선수로 방문하니 경기장이 더 예뻐 보였죠. (관중석과 달리 그라운드에서 느낀 다른 점도 있나요?) 훈련할 때 느꼈는데, 야구장이 정말 높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데뷔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어요. 3타수 1안타 1볼넷.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고요. 긍정적인 경기력에 본인도 놀랐을 것 같아요.

트리플 A에서 상대한 경험이 있는 투수가 첫 타석 때 마운드에 있었어요. 변화구를 많이 사용하는 선수인데, 저에게 안타를 몇 번 내준 기록이 있었죠. 그래서 좋은 공을 절대 주지 않으려는 모습이 보였어요. 다행히 공을 잘 골라냈고, 결과적으로 볼넷으로 연결될 수 있었어요. (데뷔전 도루 기록도 눈에 띄어요.) 그 선수를 상대로 시도한 도루는 이미 셀 수 없이 많아요. 바로 자신 있게 뛰었죠.

첫 안타를 기록한 공은 어떻게 보관하고 있나요?

본가를 나와서 서울에 혼자 살고 있어요. 저는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편이라 자취방이 아닌 대구 본가에 소중하게 모셔놨죠.

경기 중 관중석에 자리한 가족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콜업 직후라 시간이 촉박했을 텐데, 가족들의 경기 직관을 미리 준비했었나요?

시즌 개막 전, 올해 시작을 트리플 A에서 시작하는 게 거의 기정사실화됐어요. 그렇기에 열심히 노력해서 콜업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순간이지만, 소속사 형들에게 만일을 대비해서 가족을 데려오는 일이 일사천리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를 부탁했어요. 이후 콜업 소식 연락을 받고, 형들에게 바로 전화했어요. 준비해달라는 짧은 말만 전했죠. (프로세스가 있었군요.) 평생에 한 번 있는 순간인데, 확실히 해야죠. (웃음)

빅리그 동료들과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피츠버그는 리빌딩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던 팀이에요. 그래서 콜업된 팀 구성원도 더블 A, 트리플 A에서 같이 뛴 선수가 절반 이상이었어요. 매년 참가했던 빅리그 스프링 트레이닝을 통해서 이미 얼굴을 익힌 사람도 많았고요. 덕분에 클럽하우스가 낯설지 않았고, 적응도 거의 필요 없었죠.

가장 큰 환영 인사를 해준 선수는 누구인가요?

오닐 크루즈요. 더블 A부터 저와 붙어 다닌 친구예요. 포지션도 항상 2루수, 유격수를 나눠서 같이 봤고요. 크루즈도 이번 시즌을 트리플 A에서 시작했어요. 둘이 같이 운동하면서 다른 팀 동료들이 콜업되는 순간도 많이 지켜봤어요. 정말 부러웠죠. 우스갯소리로 ‘우리 둘 왜 여기 있냐, 빨리 잘해서 올라가야 하는데’ 같은 얘기를 나눴죠. 서로 위로도 많이 해줬고요. 가장 높은 위치에서 만나니까 감회가 새로웠어요. (크루즈는 어떤 축하 메시지를 남겼나요?) 영어가 아직 서툰 선수라 저에게 딱 한 마디를 전했어요. Finally. 친구지만 멋있는 사람이에요.

#Migrant Workers

같은 팀 한국인 동료 박효준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들었어요. 배지환에게 박효준이란 어떤 선수, 어떤 형인가요?

저는 추신수 선배님을 보고 자라서 애초부터 미국으로 직행하고 싶은 생각이 컸어요. 그런데 그 목표를 먼저 이룬 사람이 효준이 형이었고,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유격수가 미국으로 바로 향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그때 박효준이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됐죠. (이후 어떻게 친해지게 됐나요?) 효준이 형이 있는 곳이랑 제가 속한 루키리그 훈련장소가 가까이 있었어요. 그때부터 자주 만나기 시작했어요. 마이너리그 소속일 때는 팀이 달라도 같은 플로리다 지역에 속해 있어서 더 가까이 지냈고요. 큰 미국 땅에서 같은 한국인과 교류하기 어렵잖아요? 저에게는 어렸을 때부터 우러러보던 선배니까 자주 연락해서 질문도 하고 얘기도 많이 나눴죠. 공교롭게도 제 생일에 트레이드를 통해 효준이 형이 피츠버그로 오게 됐어요. 의미가 남달라서 더욱 기뻤죠. 올해는 1년 내내 같이 있었고요. 그냥 친형이에요. 본인도 힘들 텐데, 가족처럼 저를 돌봐주고 많이 챙겨줘서 항상 고마워요. 그런 모습에 제가 많이 따르는 사람이죠.

콜업 소식을 들었을 때 박효준의 축하 인사도 궁금해요.

팀원들에게 라커룸에서 인사받을 때 효준이 형도 같이 축하해줬어요. 그러고 씻을 때 옆에서 한국말로 기분 어떠냐고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한국어로 받았던 축하라 더 기억에 남아요.

최근 최지만의 피츠버그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졌어요. 같은 팀에 한국인 선수가 이렇게 많기도 힘들 텐데, 기분이 어떤지 궁금해요.

공식 발표가 있기 전에 구단 직원분이 미리 전화로 알려줬어요. 같은 한국인이라 먼저 전해주고 싶다는 말과 함께 트레이드 소식을 듣게 됐죠. 하루 동안 답답했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라도 신나서 말하고 싶잖아요. 하지만 절대 얘기할 수 없는 입장이라서 그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려야만 했죠.

트레이드 소식 이후 최지만 선수와 어떤 얘기를 나눴나요?

일단 한국 가서 보자는 얘기를 나눴어요. 그래서 (최)지만이 형이 입국할 때 공항에 마중을 나가려고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이 올 것 같아서 따로 약속을 잡고 만났어요. 저녁도 같이 먹었고요. 지만이 형이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고참 선수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죠.

최근 심준석, 엄형찬, 조원빈 등 미국 야구로 직행하는 선수들이 눈에 띄는데 먼저 진출한 선배로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이미 경험하고 있는 선수도 있고, 이제 경험을 시작해야 하는 선수도 있겠지만, 미국 야구로 직행하는 방법은 분명히 힘들어요. 이런 부분은 선수 본인이 각오하고 넘어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요. 가장 전해주고 싶은 말은 자기 실력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았으면 해요. 제 경험이기도 한데 미국에는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까 그 선수들 사이에서 기가 꺾일 때도 있었고 제 실력에 의심한 적도 많았거든요. 그럴 때일수록 본인을 믿어야 해요. 이미 재능을 인정받고 계약한 선수이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힘들었을 때 배지환의 멘탈 관리법도 궁금한데요.) 저는 승부욕이 엄청 강한 편이에요.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성격이죠. 정신적으로 힘들 때일수록 운동으로 지우려고 노력했어요. 자신을 혹사하는 스타일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네요.

조원빈에게는 실제로 많은 도움을 줬다고 들었어요.

(조)원빈이는 애초에 본인이 미국에 가고 싶은 의지가 강해 보였어요. 그런 모습이 예전에 저를 보는 것 같았죠. 그래서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게다가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할 때 미국으로 넘어온 선수라 해외 스카우트들이 관련 정보를 얻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우리 구단 직원에게 체크를 부탁하기도 했죠. 서로 생활하는 지역이 다르지만 만날 기회가 있으면 찾아가서 밥도 사주고 더 챙겨주고 싶어요. 멘탈적으로 도움도 주고 싶고요. (타국에서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의지가 될 것 같아요.) 해외파 선수들은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워요. 완벽하게 돌아갈 수 있는 한국 프로 구단이 있지도 않고, 본인이 소속된 구단 내의 위치도 불안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능한 해외파 한국인끼리 시간도 갖고 뭉치려고 해요.

심준석, 엄형찬과는 연락이 닿은 적이 있나요?

심준석 선수는 아직 만난 적이 없어요. 엄형찬 선수는 제가 미국에 발을 디디게 해준 스카우트 형의 세 번째 작품이에요. 그 형이 보는 눈이 좋은데, 그래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꽃이 될 선수

2021년을 기점으로 장타력이 급상승했어요. 변화를 준 포인트가 궁금해요.

한국에서 야구를 했을 때 발 빠른 교타자라는 틀 안에 갇혀서 운동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런 선수인 줄만 알고 있었죠. 하지만 계속 야구를 하면서 스스로 장타도 칠 수 있는 선수라는 판단을 했어요. 그래서 이후 타격 자세도 많이 교정하고 훈련의 방향성도 바꿨죠.

배지환 하면 떠오르는 장면으로 격동적인 주루 플레이를 꼽을 수 있어요. 스프린트 스피드가 1초당 29피트(8.84m)로 메이저리그 상위 10%를 기록했어요. 알고 있었나요?

처음 듣는 얘기예요. 놀랍네요. (이런 주루 플레이를 위해 특별히 누상에서 신경 쓰거나 경기 전 준비하는 포인트가 있나요?) 주루 플레이에서 중요한 건 스피드보다는 순간 판단이에요. 언제 출발해야 할지, 어느 타이밍에 기다려야 할지 선택하는 게 중요하죠. 그래서 최대한 영리하게 움직이려고 노력해요. (결정의 순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일 텐데요.) 사실 저는 제 속도에 자신이 있고, 과감한 편이라 도루 실패 경험도 많아요. 그런 기억들이 몸에 쌓여서 매 순간 결정에 도움이 돼요. 경험치가 쌓인 거죠.

이번 시즌 2루수 4경기, 좌익수 1경기, 중견수 5경기 등 많은 포지션을 소화했어요. 이 중 가장 자신 있는 포지션이 궁금해요.

가장 잘 되는 포지션은 중견수고, 플레이하기 편한 자리는 2루수예요. (둘 중의 하나면 선택할 수 있다면요?) 당연히 잘 되는 걸 하고 싶죠. (웃음) 잘해야 하니까요.

타지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플레이 스타일상 부상과 함께하는 건 숙명이라고 언급했어요. 그래도 선수에게 가장 큰 적은 부상일 텐데, 평소 어떤 방법으로 관리하는지 궁금해요.

다치지 않기 위해 튼튼한 몸을 만드는 게 첫 번째 방법이에요. 그리고 연차가 쌓이다 보니 저만의 루틴이 생겼어요. 스스로 부족한 부분도 알게 됐고요. 매일 비슷한 사이클을 만들려고 노력해요. 슬라이딩처럼 경기 도중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겪는 부상은 어쩔 수 없지만, 제 관리 부족으로 찾아오는 건 만들지 않고 싶어요. (좀 더 자세한 관리 방법도 궁금해요.) 어려 포지션을 소화하다 보니까 공을 짧게도 던져야 하고 멀리도 던져야 해요. 그런 일이 자주 있고요. 그래서 팔 관리가 우선이에요. 야구 종목 특성상 베이스 러닝은 한 방향으로만 돌잖아요. 그렇기에 발목에도 한쪽으로 무리가 많이 오는 편이고요. 이런 어깨와 발목 관절은 근육으로 최대한 커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피츠버그 홈 경기에 태극기를 들고 방문하는 한국인 팬들도 늘어났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목청이 엄청 좋았던 여성 팬 한 분이 기억나요.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였는데, 제가 2루타를 쳤어요. 베이스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슬라이딩하고 일어났죠. 그 순간 ‘어떡해’라는 목소리가 귀에 들어왔어요. 한국말이라 더욱 선명하게 들렸고요. 경기중에 팬들의 함성이 어떤 말인지 확실하게 듣기가 쉽지 않은데, 그렇게 컸던 걸 보면 높은 곳에서 소리를 지른 게 아닌가 싶어요. (만약 그 팬을 찾는다면 어떤 선물을 드리고 싶나요?) 사인볼이라도 선물하고 싶어요. ‘어떡해’ 세 글자도 적어서 드릴게요.

올해는 ‘메이저리그 데뷔’라는 타이틀로 함께했어요. 만약 다음 시즌 종료 후 만난다면 어떤 타이틀로 만나고 싶나요?

단기적으로는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돼서 찾아뵙는 게 첫 번째 목표예요. 장기적으로는 한국인 최초가 붙는 메이저리그 타이틀 수상이에요. 도루왕이든 골든 글러브든 가장 처음으로 기록에 남고 싶어요.

배지환이 향후 장기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도 궁금해요.

제가 선배들을 보고 자란 것처럼 저를 보고 성장할 후배들이 나올 시기예요. 그렇기 때문에 성숙한 모습으로 모범이 되고 싶어요. 야구 커리어뿐만이 아니라 한참 뒤의 후배들을 위해서 환경에도 발전적인,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고 싶어요. 마이너리그로 직행하는 고등학교 선수들에 대한 인식과 제도도 현재보다 긍정적으로 바꿔보고 싶고요. 그렇게 하기 위해선 말에 힘이 생겨야 하므로, 야구를 잘하는 게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많은 부분에서 후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는 ‘메이저리거’ 배지환을 지켜볼 팬들에게 인사하며 인터뷰 끝낼게요.

야구의 꽃은 홈런이잖아요? 하지만 저는 홈런을 잘 못 칩니다. (웃음) 미국 선수들이 너무 강하기 때문에 만들기가 어려워요. 그래도 속도에서, 수비에서, 여러 방면에서 보는 재미가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재밌게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

담장을 넘기고, 삼진을 잡는 장면이 야구의 하이라이트라고 하지만, 그 어떤 선수보다 절실함과 격동감이 있는 플레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 그 이상의 기분을 느끼게 한다. 치고 달리며 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배지환의 야구를 꽃이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마침내 찾아온 기회에서 배지환은 자신의 꽃을 활짝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2023년 봄과 함께 피어날 배지환의 그런 날을 기대한다.

▲ 더그아웃 매거진 141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41호 (1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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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그아웃매거진 #피츠버그 #피츠버그파이리츠 #pittsburghpirates #배지환 #배지환선수 #mlb #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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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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