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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은 새로운 시작
평생을 함께하며 언제나 내 머릿속을 지배해온 야구. 밀려오는 성적 고민과 스트레스에 그만두고 싶단 충동이 하루 이틀 일던 게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내려놓고 나니 이토록 막막할 수가. 하루 대부분을 차지하던 ‘야구’의 공백을 가득 메운 건 끝없는 공허함이었고, 고개 숙여 인사받던 훈련장에서와 달리 어딜 가던 내가 막내였다. 남들은 사회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을 나이, 늦깎이 사회초년생으로 세상에 나온 은퇴 선수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또 어떻게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을까? 최근 KBS의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활발히 얼굴을 비추고 있는 사장님 ‘버거킴’ 김병현, 그리고 두 아르바이트생 이대형과 유희관을 만났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Chanwoo Lee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요즘 방송에서 얼굴이 자주 보여요. 독자들에게 본인 소개 한번씩 하고 시작할까요?
김병현(이하 병현) 안녕하세요,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전직 야구선수이자 지금은 햄버거집 ‘제일 버거(광주제일햄버고)’를 운영하는 사장 김병현입니다.
이대형(이하 대형) 은퇴 후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고, 또 김병현 사장님의 버거집 아르바이트생인 이대형입니다. 반갑습니다.
유희관(이하 희관) 안녕하세요. 전 야구선수로, <더그아웃 매거진>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유희관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최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내 김 사장님 매장에서 아르바이트했더라고요. 힘들진 않던가요?
희관 솔직히 말해야 하는 거죠? 사실 일은 힘들었는데, 그날이 22시즌 개막일이었어요. 한동안 코로나19 때문에 팬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오기 어려웠는데, 모처럼 많은 분이 야구장에 찾아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 즐겁게 일했습니다.
대형 저 역시 일은 쉽지 않았지만, ‘정직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고 힘들어도 하루하루 버티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웃음)
그렇다면 사장님 관점에선 두 아르바이트생은 얼마나 일을 잘하던가요? 매출엔 도움이 됐는지요.
병현 매출에 조금은 도움이 됐죠. 조금.
희관 저희 되게 많이 팔았는데요? (억울)
병현 어느 정도는 도움 됐고요. (웃음) 둘 다 좋아하는 후배들인데 일할 때 장단점이 갈립니다. 대형이가 잘하는 부분도, 희관이가 잘하는 부분도 있어요. 상호보완하며 아직 잘 버티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은퇴, 다시 처음부터
어느덧 ‘제일 버거’ 사장님이 된 지 3년이 돼갑니다. 처음에 햄버거 가게라는 낯선 분야를 선택한 이유는 뭐였나요?
병현 예전에 <더그아웃 매거진>과도 함께 갔던 곳인데, 미국에 있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맥스 홈구장에서 시구한 적 있어요. 그때 애리조나의 전설적인 타자 루이스 곤잘레스의 식당을 경기장에서 보고 나서 ‘아, 이게 가능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또 ‘왜 한국에는 이런 게 없을까?’ 싶어 광주-KIA 챔피언스필드 내에 내 매장을 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사장님으로서의 삶은 여전히 낯설고 힘들기도 할 것 같아요.
병현 처음엔 낯선 게 많았죠. 좋은 레시피를 배웠지만, 직접 버거를 만들어 본 적은 없었고요. 셰프로서 직접 요리하는 데 익숙해지며 힘든 게 있었죠. 또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찾아왔어요. 위기를 견뎌내며 지금까지 왔고, 올해 들어서는 대형이랑 희관이도 도움을 줘서 개막전 날 큰 성과를 내기까지 이르렀죠. ‘지금까지 잘 버텼구나’ 싶더라고요.
운동과 사회생활 중 어떤 게 더 힘든가요?
병현 사회생활이 훨씬 힘들죠. 그렇지 않니?
희관 저도 그런 거 같아요.
병현 얘들이 사회생활을 딱히 잘하진 않습니다. (단호)
대형 힘든 곳에서 시작했잖아 우리. (희관: 힘들어요?) 아니 그건 아니고…
아까 잠깐 얘기가 나왔는데, 창업 후 얼마 안 돼서 코로나19가 터졌어요. 많이 힘든 시기였겠어요.
병현 처음엔 금방 지나갈 줄 알았어요. 잠깐 왔다가 사라질 거로 예상하며 ‘그냥 하루하루 버티자’ 했는데, 2년 넘게 이어졌으니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죠. 게다가 초반에 가격 책정 등에서 완벽하지 못해 시행착오가 더해지며 되게 힘들었어요.
대형, 희관 선수는 모델 겸 방송인과 해설위원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어요. 어떻게 각자의 분야를 택하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대형 은퇴할 당시 코치직 제안이 있었고 야구를 계속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운동을 너무 오래 하기도 했고 또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방송 쪽 일을 해보자고 마음먹었죠.
희관 저도 대형이 형과 마찬가지예요. 계속 유니폼을 입고 코치 생활을 하기보다는, 일단 다른 일을 경험하려 했죠. 야구와의 인연을 이어감과 동시에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야구를 통해 조금이나마 돌려드리고 싶었는데,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면 좋겠단 판단이 섰어요. 많은 공부가 될 분야라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본인들에게 잘 어울리는 길을 택한 것처럼 보여요. 그래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분명히 있을 텐데요.
희관 저는 말을 잘한다고 알려져 있잖아요. 그런데 말을 잘하는 거랑 해설을 능숙하게 하는 건 또 다르더라고요. 현역 때보다도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고, 경기를 더 자주 봐야 한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시청자분들이 더욱 알기 쉽게 설명하고, 더욱 편안하고 재밌게 전달할 수 있도록 계속 공부해야겠어요.
대형 아예 새로운 분야에서 출발하려 하니 적응이 쉽지 않더라고요. 저를 찾아주는 곳도 많지 않았고, 안 하던 일을 하다 낯선 환경에 익숙해지는 게 너무 어려웠죠. 어쨌든 그런 시간을 잘 이겨내고 최근에는 열심히 활동하고 있어요.
사업가지만 또 방송인, 해설위원으로서 선배기도 해요. 두 사람의 고민에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요?
병현 솔직히 저 스스로 방송을 잘하는 편이라고 여기지 않고, 해설할 때도 계속 박수만 치고 있다가 말 좀 하라고 콜도 자주 받았어요. 뭐라고 조언할 처지는 아닌 것 같지만, 그냥 편안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뭔가 너무 과하게 하려다 보면 이대형, 유희관 본인들의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거든요. 저는 운동으로 성공해본 선수들은 어디서든 잘 해낼 거란 믿음이 있어요. 자신들의 본모습을 보여준다면 방송이나 해설 등 각자의 분야에서도 무난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우리 매장에서도 잘했으면 좋겠는데… (웃음)
#유니폼을 벗는다는 건
각자의 분야마다 힘든 점은 다르겠지만,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새길을 찾아야 하는 막막함은 비슷했을 거 같아요. 은퇴 직후 막막하고 힘들던 시기가 있었나요?
대형 원래는 자고 일어나면 야구장에 가는 게 당연했잖아요. 근데 은퇴하고 보니 갈 곳이 없어진 거죠. 늘 가던 스케줄이 없어지다 보니 어디 갈지 직접 찾아서 움직여야 했고, 그러면서 막막하기도 했죠.
희관 저도 이걸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할지 고민이 꽤 많았죠. 그래도 감사하게도 저를 찾아주신 분이 많아서 한편으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어요. 예전엔 야구판에 있는 분들만 알았는데,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친해질 수 있어서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공개됐다시피 엄청난 부와 명예를 누리며 선수로서 크나큰 성공을 거뒀어요. 그런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에게도 은퇴 후 공허함은 마찬가지였을지요.
병현 당연하죠. 운동만 하며 몇십 년을 살았고, 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비슷한 사람들이 모인 그룹 안에서 어울리며 돌아다녔잖아요. 그러다 딱 은퇴하면 혼자가 돼요. 후배들도 그랬을 거고, 저 역시 굉장히 낯선 상황이었어요. 항상 팀 생활을 하다가 떨어져 나오니 ‘이제 뭐 하지?’ 하는 마음이 들고, 또 주위에 아무도 없으니 내가 스스로 할 일을 찾아다녀야 한다는 게 굉장히 힘들었죠. 근데 힘든 시기를 다 지난 요즘은 옛날보다 더 행복해요. 화려한 메이저리그에서 주목도 받았고 많은 걸 얻었지만, 당시엔 타국에서 고립돼있었죠. 지금은 너무 좋은 후배들도 있고, 가게엔 직원들이 있고, 또 가족들과 함께이고요. 주위 사람들도 지금이 훨씬 편해 보인다고 말해요.
평생 해온 야구를 그만둘 때가 다가오는 기분은 어떨까요. 감히 상상도 안 되네요.
대형 현역으로 1년 만이라도 더 뛰고픈 욕심을 계속 품게 되죠. 사실 은퇴를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데, 욕심 때문에 미처 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그만두게 돼요. 그만큼 다른 환경에 적응하는 게 더 힘들어지고요. 다들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요.
희관 제 생각도 비슷해요. 본인 의지로 마지막을 선언하는 사람은 몇 없거든요. 대부분 기량이 하락하거나 다치는 등의 이유로 그만두게 돼요. 저 역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오래 입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여전히 조금은 아쉬움이 남네요.
지금은 멋진 사장님이 됐는데, 처음에 상상했던 ‘사장님의 삶’과 현실은 다른가요?
병현 애리조나에서 곤잘레스를 만났을 땐 장밋빛 상상만 했죠. ‘너무 멋있다. 이렇게 멋지게 장사하며 야구장에서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구나. 여전히 내가 야구장에서 뭔가를 할 수 있겠구나.’ 하지만 막상 얼마 안 가 코로나19가 터졌고, 직원들과의 소통 부족 등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다가오며 어려움을 느꼈죠. ‘장사가 참 힘들고 쉽게 생각해선 안 될 거였구나’ 싶었어요. 지금도 제 모습을 보며 ‘너무 좋겠다’라고 해주시는 사람들이 있지만, 화려한 모습만 봐선 안 될 일이더라고요.
대형: 곤잘레스가 어떤 장사를 했던 거예요?
병현 곤잘레스가 좌익수였어. 구장 좌익수 홈런존 쪽에 햄버거나 여러 가지 메뉴를 파는 가게를 차렸는데, 팬들이 그곳에서 레전드를 그리워하며 음식을 사 먹곤 했지. 또 곤잘레스는 구단 앰배서더기도 해서 가게 근처에서 오가며 사람들과 소통하곤 했는데 그게 굉장히 멋있어 보이더라고. 은퇴한 레전드들이 야구장을 떠나지 않고 팬들과 함께하는 모습이 모토가 됐어.
#걱정보단 설렘으로
지금의 분야에서는 야구할 때와는 다른 어떤 동기부여가 생기던가요?
대형 저는 가족, 특히 부모님이 힘이 돼요. 지금까지 제가 경기하는 모습을 거의 매일 보셨는데, 한동안 TV에서 못 보게 되니까 아쉬워하시더라고요. 열심히 활동하면 다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 동기부여가 되고 있어요.
희관 이하동문입니다. 저도 가족들의 존재가 가장 큰 힘이 되더라고요.
병현 사실 제 경우엔 국내에서 버거집을 열기 한참 전부터 요식업에 뜻이 있었죠. 다들 그렇듯 저 역시 야구만 보고 살았는데, 04년도쯤부터 전성기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긋지긋한 운동을 그만두고 과감히 다른 일을 하고픈 마음이었어요. 그렇게 미국에 초밥집을 처음 열었는데, 어떻게 보면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근데 결국 심경의 변화가 생겨 한국에 돌아와서도 선수로 한참 더 뛰었어요. 돌이켜보면 인생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네요.
현재의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희관 해설위원 일을 한 지 아직 오래되진 않았지만, 제가 지금껏 쌓은 지식과 상식들을 전달하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대형 보통 유니폼을 벗으면 사람들에게 모습을 비추기 쉽지 않은데, 선수 시절 저를 좋아해 주신 팬분들에게 계속 인사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죠.
병현 사업을 하며 계획대로 일이 착착 진행될 때 보람되더라고요. 최근엔 개막전 날 정말 많은 분이 우리 가게를 찾아주시는 모습을 보며 뭉클한 감정이었고요.
당시 경기장 입장 줄보다 햄버거 줄이 더 길었다는 말도 있던데요.
병현 그때 보니까 저 멀리 광주 톨게이트까지 줄을 섰던데. (웃음) 그날은 지금까지 힘들었던 게 싹 잊히더라고요. 운동할 때도 그랬지만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면 고생했던 과정들은 잊게 돼요. 그게 또 나중에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라는 동기부여가 되는 거고요. 대형이랑 희관이 덕에 가능했던 일이기 때문에 참 고맙게 생각합니다.
<더그아웃 매거진>은 KIA 타이거즈 팬을 비롯해 수많은 야구팬이 즐겨보고 있어요. 이참에 잠재 고객들에게 홍보 타임 한번 가져볼까요?
대형 저희 제일 버거는 재밌는 알바생들도 있고, 음식 맛도 좋으니까 많이들 찾아오셔서 한번 맛보세요. 분명 또 찾으시게 될 겁니다.
희관 저도 다양한 햄버거를 먹어봤지만, 저희 가게라서 그런 게 아니라 진짜로 맛있습니다. 메뉴도 다양하고 셰프님들도 정말 뛰어나거든요. 와서 드셔보시면 ‘괜히 하는 말이 아니구나’하고 느끼실 겁니다. 광주뿐 아니라 서울에도 지점이 있으니 많이들 찾아주세요!
병현 한 가지 미리 귀띔하자면, 아직 어디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다른 구장 입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시고 앞으로도 큰 사랑 부탁드립니다.
대형: 사장님 목표가 전 구장 입점이잖아요.
병현 아직 모든 구장은 아니고 세 개로 하자, 세 개. 가자 ‘세계’로!
희관 우리도 애리조나에 진출해서 곤잘레스 가게 옆에 하나 차리는 건가요? (웃음)
#새로운 항해
다들 새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가끔은 현장이 그리울 때도 있나요?
대형 한동안 야구를 잘 못 봤어요. 그러다 이번 개막전 날 오랜만에 야구장에 갔는데, 선수 시절 느꼈던 경기장 특유의 분위기가 있거든요. 오랜만에 다시 느끼니 ‘아, 다시 경기 한번 뛰고 싶다’하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희관 그날 관중석에서 내려다보니 함께 훈련했던 코치님들과 선후배들이 있더라고요. 저기서 같이 뛰어야 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그라운드를 보면 마운드에 서야 하겠단 본능이 살아나나 봐요.
병현 푸르른 잔디를 보면 괜히 여기서 운동을 해야 할 것 같고 그래요. 여전히 이곳에서 팬들과 소통하곤 있지만, ‘언젠가 저 그라운드 위에서 야구계를 위해 뭔가 할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종종 하죠.
그러면 다시 과거로 돌아간대도 또 햄버거 가게를 차릴 거 같나요?
병현 아냐 아냐, 햄버거보다는 치킨? (웃음) 농담이고요. 꼭 버거가 아니더라도 구장 안에서 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식을 팔았을 거 같아요. 우리나라 구장 먹거리를 보면 예전부터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메이저리그는 구장마다 특색있고 개성 넘치는 음식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선 좀 아쉬웠어요. 앞으로 또 다른 야구장 음식도 만들어보고픈 희망이 있습니다.
각자 훗날 도전해보고 싶은 또 다른 분야가 있다면요?
희관 언젠가 코치직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죠. 지금 해설위원으로서 하는 공부가 훗날 코치로서도 도움이 될 수 있고요. 제가 가르침을 준 후배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할 거 같아요. 인생이란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 언젠간 그럴 날이 오지 않을까요?
대형 야구를 한창 멀리하다가 다시 보기 시작하니 현장이 그리워지곤 하더라고요. 좀 더 시간이 지나 그라운드에서 다시 한번 땀 흘릴 기회가 온다면 좋겠습니다.
병현 요즘 KBS ‘청춘야구단’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감독직을 맡고 있어요. 독립리그 출신 등 현역 프로리거가 아닌 선수들로 구성된 팀인데, 여기서 한 명이라도 프로에 보낼 수 있다면 정말 뿌듯할 거 같아요. 감독이란 자리가 막연히 힘든 자리라고만 상상해왔는데, 막상 해보니까 매력이 있더라고요. 언젠가 정식으로 한번 맡아보고 싶어졌어요. 또 가수가 하고 싶어서 보컬 트레이닝도 받아봤고, 식당도 운영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네요.
은퇴 이후를 막연히 두려워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을 거예요. 운동선수에서 사업가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뤄낸 선배로서 그들에게 격려와 조언을 해준다면요?
병현 제2의 인생을 잘 살고 싶으면, 일단 당장 야구에 모든 걸 바치고 전력을 다하고 오세요. 그리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와야 합니다.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조금만 더 해볼까?’ 하는 건 좋지 않아요. 미련을 두지 않고 선수 생활을 깔끔하게 그만둬야 새로운 삶을 잘 준비할 수 있고, 그러면 분명 다음 챕터가 활짝 열릴 겁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와 계획을 전하며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희관 한동안 중계에서, 또 예능 프로그램에서 브라운관을 통해 여러분을 찾아뵐 예정입니다. 저희가 함께 인터뷰와 화보 촬영을 한 건 처음인데, 우리나라 최고의 야구 잡지 <더그아웃 매거진>에서 이런 뜻깊은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또 앞으로도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를 통해 김 사장님을 필두로 저희 세 사람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테니 많은 사랑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형 최근에 열심히 브라운관을 누비고 있는데, 저를 그리워하시는 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 더 활발히 모습을 비추겠습니다. 더 자주 인사드릴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병현 독자 여러분, 우리나라 야구 잡지 중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더그아웃 매거진>을 통해 인사드릴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요즘 KBO리그가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한국 야구에 꾸준한 관심 보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추가로 <더그아웃 매거진과> 저희 ‘제일 버거’에도 계속해서 많은 사랑 보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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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시작은 어렵다. 무려 20년 넘게 해오던 일을 그만두고 다음 챕터로 넘어와야 했으니 더 그랬을 거다. 현역 시절 본인들의 이름 앞에 붙은 화려한 수식어들도 새로운 인생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았으니까.
하지만 어린 시절 처음 글러브와 배트를 손에 쥐었을 때처럼 설레는 맘으로 그라운드 밖을 활발히 누비고 있다. 각자 나아가는 길은 다를지라도 생소한 분야에서 느끼는 행복감은 다들 같았고,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 그대로였다. 앞으로도 CEO 김병현, 방송인 이대형, 해설위원 유희관으로서 계속 승승장구하고 성장해나가길! 또 은퇴 후 제2의 삶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등대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본다.
▲ 더그아웃 매거진 134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4호 (6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