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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일본 브랜드와 일본 전지훈련? 과연 대안은? 이슈&대세

GM수연아빠 (july***)
2020.01.09 09:49
  • 조회 6677
  • 하이파이브 5

이 시국에 일본 브랜드와 일본 전지훈련? 과연 마땅한 대안은 없는걸까?

 

 지난겨울 프리미어 12에 나선 야구 대표팀이 국가의 자부심과 명예를 걸고 도쿄돔을 향했지만 많은 국민들은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가지고 불만을 제기했다. 망언을 일삼는 일본 정부와 아베의 수출규제로 촉발이 된 반일감정과 맞물려 사지도 말고 가지도 않겠다는 "보이콧 재팬"의 움직임은 한때 편의점을 점령했던 일본 맥주 수입액을 Zero로 만들었을 만큼 지난 한 해 뜨거운 감자였다. 대표팀의 가슴에 박혀 있는 일본 D사의 브랜드로 인해 앞으로 야구 대표팀 경기를 보지도 않고 응원하지 않겠다는 일본불매 운동의 이슈가 대표팀으로 불똥이 뛴 느낌이다. 그리고 다시 해가 바뀐 2020년, 도쿄 올림픽이란 큰 행사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국민 정서가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야구 국가대표팀의 가슴에 여전히 새겨진 일본 브랜드의 퇴출 여부는 또다시 커다란 이슈몰이가 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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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니폼 후원 계약 유지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인천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자카르타-팔렝방 아시안게임, 그리고 제1회 프리미어 12를 포함한 국제 대회에 출전한 대한민국 대표팀의 유니폼 스폰서 업체는 D사가 오래전부터 함께 동행하고 있었다. 프로야구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포츠라고는 하지만 한국 야구를 바라보는 스포츠용품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은 까닭에 선뜻 국가대표팀 용품 후원에 나서겠다는 메이저 브랜드가 없던 차에 손을 내민 쪽이 D사였다는 게 본 스폰서 계약의 팩트다. 실제로 미국 N사의 후원을 받던 야구 대표팀은 올림픽에서 야구가 퇴출된 베이징 대회 이후 이렇다 할 정식 후원 업체가 나서지 않는 위기의 순간을 겪었다. 결국 2년간의 공백 끝에 D사와 후원 계약을 맺고 2021년까지 유니폼 및 야구용품 일체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받기로 약속을 한 상황에서 야구협회와 일본 브랜드의 계약은 국내 반일감정이 여론이 거세지기 전에 이루어진 협약이라는 점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KBO 측의 항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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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한일 관계가 험악해지기 전에 맺은 계약이라고 해도 국민 여론을 생각할 때 대표팀이 일본 브랜드의 유니폼을 입고 국제 대회에 출전한 장면이 불편해 보인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잘 아는 사실이다. 특히 야구 대표팀의 경기는 사회적인 관심도와 시청률이 매우 높아 국민적인 관심과 주목을 받는 종목이라는 점을 KBO가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인 이 시기에 프리미어 12 대표팀이 일본 브랜드 마크가 버젓이 박힌 유니폼을 입고 나섰을 때 국내는 물론 일본 현지 언론의 비아냥 섞인 기사가 나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스토리였던 셈이다.


 대한야구협회에서 지불해야 할 적잖은 위약금도 고민이지만 이 스폰서 후원 계약을 섣불리 파기하지 못하는 더 큰 이유는 국가대표팀 자체보다는 아마추어 야구와 소프트볼 때문이다. 평상시 별다른 이목과 관심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 대표팀과 여자야구, 소프트볼 팀은 유니폼과 신발, 배트, 글러브까지 장비 일체를 D사에서 지원을 받고 있었다는 점에서 예산이 넉넉지 않은 아마추어 야구 대표팀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는 이유이다. 따라서 반일감정이라는 국민적 정서만을 강조해 관계를 종료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는 협회 측의 변명도 나름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오히려 데상트가 일본 브랜드라는 것이 부각되면서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건 서로에게 윈윈하겠다는 당초의 목표와는 크게 어긋난 잘못된 만남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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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 이 시국에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여기에 다시 기름을 부은 것은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김광현이 개인 전지훈련을 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행 비행기를 타면서 신년벽두부터 야구 커뮤니티에 형성된 여론과 분위기는 좋지 않다. 이미 지난 연말부터 오키나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송은범과 정우람의 개인 훈련 캠프에 합류하는 류현진, 김광현을 향해 왜 하필 이 민감한 시국에 일본으로 체력훈련을 떠나야 하는가에 대한 야구팬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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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으로 KBO 소속 구단이 선호하는 2차 스프링캠프 전훈지는 일본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오키나와가 대세 오브 대세였다. 하지만 지난여름 이상기류를 감지한 각 구단의 프런트들은 발 빠르게 일본과의 손절을 감행했다. 당연히 갑작스럽게 익숙한 전지훈련지를 새로 물색해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한 대부분의 구단들이 오키나와가 아닌 다른 행선지를 발굴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SK와 NC, kt, KIA, 한화가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것을 시작으로 키움 히어로즈는 대만에서 전지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스프링캠프 일정을 모두 호주에서 치르는 것으로 결정, 보이콧 재팬을 실천하며 탈일본을 선언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이다. 한 지붕 이웃인 두산과 엘지가 2차 전지훈련을 위해 미야자키와 오키나와를 잠시 경유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1차 전지훈련지로 남반구 호주를 선택하는 스프링캠프 개선책을 마련했다. 다만 2022년까지 장기 임대계약을 맺고 그동안 많은 시설을 투자한 삼성 라이온즈만큼은 홈그라운드와 다름없는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을 포기하긴 어려웠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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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민감한 시기에 완전한 탈일본이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대부분의 구단이 2차 전지훈련 장소로 일본 오키나와에 모여 미니리그를 펼치던 예년의 풍경에 비하면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가오슝을 급하게 섭외한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들은 최소한의 성의 표시와 탈일본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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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보이콧 재팬을 실행에 옮길 대안은 존재하는가?


 한국야구는 태생 자체가 일본야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프로야구 출범과 동시에 리그의 수준을 높여 준 재일교포 야구선수들과 일본계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 지금의 KBO가 완성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정설이며 현 시스템도 일본을 벤치마킹한 부분이 적지 않다. 유니폼 스폰서로 발단된 야구 장비의 경우 일본 브랜드의 장비를 사용하는 국내 선수들이 상당히 많고 품질면에서 대체 불가능한 제품들도 다수 존재한다. 야구라는 산업이 전반적으로 ‘일본 불매운동’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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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오키나와는 우리나라와 지역적으로 매우 근접하고 겨울철 기온이 온화한 편이라 시즌 직전에 시차 적응과 실전 감각을 키우고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리적 강점을 갖춘 최적지다. 야구훈련에 도움이 되는 시설, 인프라만 놓고 보면 솔직히 마땅한 대책을 찾을 수 없을 정도이다.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일본 측과 계약을 취소하고 미국 애리조나행을 선택한 다수의 구단들도 2월중순 MLB의 스프링캠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전용구장을 내주고 부득이 훈련 여건이 떨어지는 외곽지역으로 자리를 옮겨야 한다. 대만과 호주, 괌, 사이판 등의 대체 캠프지 역시 구장 시설이 협소하거나 실전을 위한 연습경기 상대를 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스프링캠프 본연의 목적을 100% 수행하기에는 적합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강진베이스볼파크라는 큰 시련을 겪은바 있는 현재로썬 국내 스프링캠프 후보지를 거론하는 것도 의미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스토브리그에서 전격적으로 새로운 팀으로 둥지를 옮긴 류현진과 김광현은 생존과 적응을 위한 절실함이라는 과제를 안고 훈련 여건이 조금은 익숙하고 편리한 오키나와를 전지훈련지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최고의 성과를 얻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냉혹한 빅리그라는 전쟁터에 뛰어든 국보급 야구선수들의 훈련과정과 캠프 선택을 단순 여행 목적으로 방일하는 일반인들과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과연 마땅한건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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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있다.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해도 괜한 오해를 살만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미이다. 프로야구 출범 40년이 되어가는 현시점까지 변변한 우리나라 자체 브랜드를 키우지 못했고 스포츠 강국을 논하지만 국가를 대표할만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하나 없는 것이 안타깝고 답답한 우리네 현실이다. 하지만 최고의 경기력 유지와 그동안의 신의를 하루아침에 저버릴 수 없다는 논리로 국가를 대표하는 유니폼에 일본 브랜드와 제품을 마냥 손놓고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년간 사용하기로 한 약속을 갑자기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는 없었더라도 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납득할만한 새로운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 만족할만한 가시적인 성과가 아니더라도 자구책을 마련하겠다는 노력의 흔적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의 비난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쉽지 않겠지만 이번 계기를 통해 대안없는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니라 국산화에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생활야구를 포함한 장비, 용품 시장과 야구 산업 전반에 국산 브랜드들의 활로가 열리는 재도약의 기회로 활용되길 기원해본다.

 


글 : 서준원 / 수연아빠의 야구장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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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등급 김승민
    • 2020.01.15 17:46
    • 답글

    꼰대라는 이들로 인해변화와 발전을 가져오지못하지요.
    우리 세대에선 그러지 않길 바랄뿐입니다

    • 등급 GM수연아빠
    • 2020.01.17 09:35
    • 답글

    김승민님, 대안없는 무조건적인 비판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역사의식도 좋고 반일도 이해가 되는데...한번쯤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등급 임동현
    • 2020.01.16 20:10
    • 답글

    대안을 찾는것 자체가 오류.
    근시안적 PC주의에 빠져 반일이라는 정신병이 만든 시국타령은 이제 좀 사라지길. 

    • 등급 GM수연아빠
    • 2020.01.17 09:34
    • 답글

    임동현님, 대표팀 댓글에 제일 많은게..."이시국에 일본 브랜드라니"입니다.
    이유불문한 지나친 반일+친일...모두 조금은 답답합니다 ㅠ.ㅠ

    • 등급 김승민
    • 2020.01.17 10:59
    • 답글

    반일감정이정신병이라...
    개념이다르다는이유로친일주의에매몰된기성세대가부러움사람들이아직도득실되다니~~

    • 등급 GM수연아빠
    • 2020.01.17 13:48
    • 답글

    김승민님, 자기주장에 앞 서 서로 한걸음씩 양보해보자는 의미의 이슈입니다.
    윗분의 정신병 표현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드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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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급 닉네임 어쩌고
  • 2014.03.1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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